NHK에 어서오세요! 라는 좀 특이한 제목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예전에 방영했었습니다. 국내 케이블 티비에서도 이미 방영끝났구요. 언젠간 보겠지 하다가 이제서야 봤습니다.
하루에 두세편씩 보니까 24편짜리 10일 정도에 다 보게 되더군요. 재미도 있고 소재도 특이하고 하루에 두세편 보는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일본 HNK 방송국 얘기인가 싶지만 방송국 얘기는 아니고 한 남자의 방구석폐인 이야기입니다. NHK는 '일본 히키코모리 협회(Nippon Hikikomori Kyokai)'의 약자로서 우리나라 말로 해석하면 '은둔형 외톨이' 라고도 합니다. 애니에서는 그냥 쉽게 '방구석 폐인' 이라고 표현합니다.

방구석 폐인 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영화 '김씨표류기' 에서 정려원이 맡은 배역이기도 합니다. 행동은 정려원 이나 타츠히로(주인공)나 비슷합니다만 정려원은 거의 말이 없는 반면 타츠히로는 아는 사람과 대화정도는 합니다.
방구석 폐인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까요? 집에서 먹고,자고,먹고,자고 계속 반복입니다. 컴퓨터도 없으면 안되죠~ ^^ 폐인을 정신차리게 해주는 방법은 밥을 주지 않는것입니다. 몇일 굶다보면 현실을 직시하고 먹고살기 위해서 밖에나가서 일을 하게 되고 일반적인 삶을 조금씩 되찾아 갑니다.

방구석 폐인이 일반인들처럼 생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먹고사는것만 유지되어도 현재의 삶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으름(?) 때문입니다. 타츠히로도 부모님이 주시는 생활비 때문에 버틸수 있었고 메구미(타츠히로의 학창시절 반장)의 오빠도 동생이 밥을 꼬박꼬박 챙겨줘서 버틸수 있었습니다. 이런것들이 끊어졌을때 이들은 배고픔과 폐인의 한계를 느끼고 비로소 폐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것입니다.

폐인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되지 않지만 미사토가 방구석 폐인을 왜 좋아하는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일본식 학원연애물 처럼 잘난 여자가 잘난것도 없는 평범남을 좋아하게되는 그런 전개방식인가 싶었지만 뒷부분에 가면 미사토가 왜 타츠히로를 좋아했는지 아시게 될겁니다. 학원연애물 처럼 그런 방식이 아닌 타당한 이유가 있더라구요.

이 애니를 보면서 옛날에 회사 그만두고 고용보험 받으면서 프리렌서 좀 했던때가 생각나더군요. 프리렌서로 일꺼리 따내는것이 쉽진 않아서 집에서 그냥 쉴때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방구석 폐인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한낮에 집에 있으면서 눈치보여서 밖에 나가기는 싫고 그랬던것 같아요.. 그런와중에도 프리렌서로 최소한의 벌이 정도는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 왠지 안주하는 느낌도 있었구요. 이러면서 방구석 폐인이 되는건가 ?? ㅎㅎ 아무튼 옛날 일이지만 방구석 폐인이 되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가봐요.. ^^;;;
요즘은 취업이 잘 안되서 졸업하고도 쉬는 사람이 많다던데.. 폐인 되지 마시고 열심히 뛰어다니시기 바랍니다.

방구석 폐인과 오타쿠는 다릅니다.. 오타쿠는 타츠히로 옆방에 살고 있는 카오루 입니다. 카오루는 게임과 애니에 빠져있는 오타쿠죠. 하지만 학교도 다니고 목표도 있습니다. 오타쿠라고 해서 다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카오루는 나름대로 상당히 멋진 오타쿠에 속합니다. 폐인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럴까요? 솔직히 이 애니에서 제일 멋진 사람입니다. 또한 자신의 꿈을 접고 농촌에 내려가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가는 모습도 정말 멋있었구요. ^^

저는 이 애니를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일을 해야되지만 현재 집에 자주 계시는분.. 밖에 나가기 싫어하시는 분.. 사람들과 만나는것을 싫어하는분.. 또는 그런 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분.. 이 애니 한번 보세요.. 나름대로 느껴지는것이 있을것 같습니다.
돈을 몰수하고 굶기는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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