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내용인지 나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이거 보다가 재미없으면 어쩌나 약간 걱정되기도 했지만 조카는 그렇저렇 재미있게 보더군요. 초중반에는 코믹한 내용도 나와서 볼만 했지만 후반부는 고교생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보기엔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잘 보더라구요.
키가 작지만 귀여운 미소녀 스타일의 타이가는 괴팍한 성격때문에 친구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 여학생이고 키크고 공부와 집안일을 잘하는 류지는 험한 인상때문에 친구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 남학생으로 처음엔 등장합니다.
타이가는 류지의 친구이자 학교내 인기남인 유사쿠를 좋아하고 류지는 타이가의 친구이자 성격이 활발한 미노리를 좋아합니다. 타이가와 류지는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서로의 좋아하는 사람을 밀어주자는 식으로 함께 붙어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류지는 미노리와의 관계를 잘 부탁하는 의미에서 타이가의 도시락을 항상 챙겨주고 저녁밥도 만들어주는 등의 열심을 보였습니다.
애니의 내용은 대충 이런 흐름입니다. 코믹한 부분도 좀 있지만 코믹이 주된 내용은 아닌것 같고 고교생간의 우정과 사랑이 주된 내용이라 생각되어집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웃긴건 많이 사라지고 진지해지면서 뭔가 복잡 미묘한 흐름이 이어져서 지루한 감이 있는데 지루해도 끝까지 보시면 '아~ 그런건가?' 라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어찌보면 미노리도 참 이해 안가는 캐릭터 입니다. 자신도 원하지만 친구를 위해 나는 포기한다. 양보한다. 이게 말이 됩니까 ? 물건이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됩니까? 류지가 자신에게 고백하는것 까지 막아가면서 그게 할짓입니까? 진정 미노리도 류지를 좋아했는지 의심가는 부분이였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지만 류지가 한 말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류지의 엄마 야스코는 류지에게 대학을 가서 하고싶은 일을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지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은건 야스코가 이루지 못한 실패한 삶인데 왜 그 욕망을 자식에게 떠맡기려고 하냐는 반항적인 모습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부모가 가난은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말. 좋은말 같지만 류지 말대로 물려주기 싫었다면 부모가 이루었어야 될 일을 왜 본인은 이루지 못하고 자식은 이루길 바라는것일까요? 부모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만. 자식은 부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존재는 아닙니다. 자식도 자기가 가고싶은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류지가 한 행동이 무조건 옳다는건 아닙니다. 야스코의 행동이 잘못됐다는것도 아니구요. ^^;
사춘기 청소년들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결말은 좀 아쉬움이 남더군요... 싱겁다고 할까?